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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

SAMK, 완벽한 THE PERFECT

wgmg 2018. 4. 29. 07:00

THE PERFECT (2016)
★★★☆
국대표 × 한제명



서기 몇년일까요. 세상엔 하트리스라고 불리우는 자아를 잃고 파괴를 일삼는 좀비들이 등장했습니다. 이들을 사냥하는 사냥꾼과 이들을 전담하는 전문 부서인 특재처가 존재하지요. 한제명은 특재처 말단 직원입니다. 겁이 많아 움츠러들기 일쑤인 그는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한 남모를 비밀이 하나 있는데, 인터넷에 말도 안되는 유치찬란 로맨스(게이)소설을 연재하는 것입니다. 비록 말단 직원이라 비아냥을 받고 월급도 적지만 연재글에 꾸준히 호응해주는 팬도 있는 그럭저럭한 삶입니다. 노트북만 마음껏 쓸 수 있더라도 좋을텐데. 발전소를 파괴하는 하트리스들 때문에 전세계가 전력난에 허덕입니다. 전기는 돈 있는 사람들이나 마음껏 누릴 수 있는 것이 되었습니다.


개봉동 아파트에 거주하는 그는 퇴근길에 안전등의 임시배터리를 훔쳐가는 도둑을 목격합니다. 사지 멀쩡해보이는 젊은이가 공용 배터리를 훔쳐가다니 눈으로 보면서도 황당하기 짝이 없습니다. 얼떨결에 그는 부녀회장에게 목격한 것을 증언하게 됩니다. 1406호에 사는 도둑이 뒤끝이 길다해서 찜찜하기는 합니다만, 지각할뻔한 출근길에 우연히 마주친 굉장한 미남은 그깟 도둑에 관한 생각을 싹 잊어버리게 해줍니다. 그의 소설속에서나 등장할것 같은 완벽한 외모의 남자가 최고위 클래스의 하트리스만 잡는다는 포케이의 대표라니, 완벽해도 이렇게 완벽할 수가 없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포케이에서의 협력요청으로 첫 출근한 그날, 한제명은 포케이의 대표가 두 명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됩니다.




***




당신이 좋아.
키스하고 싶어.



***




한제명은 겁이 많습니다. 하트리스도 무섭고 총도 무섭고 긴장된 분위기도 무섭고 비아냥대는 사람들도 무서워요. 긴장하면서도 할 말 다하는 성격인데 겁이 많은지라 예? 네?로 엿먹일줄도 압니다. 자신을 숨길줄도 알고요. 뒤끝이 쩐다는 포케이의 국 대표와 더럽게 얽히지만 덜덜 떨면서도 어떻게든 비밀을 지켜냅니다. 어쨌든 저 무시무시한 인간에게서 살고봐야죠. 고작 식대처리에 삼개월치 월급을 날리고 나니 두번 다시 상종하지 않겠다는 마음이 절로 생깁니다만, 역시 세상일은 마음대로 되지 않습니다. 살려달라는 소리를 듣자고 저를 사지로 끌고다니는 국대표는 막상 살려달라고 미친듯이 고함을 질러도 와주지 않습니다. 위험은 기가막히게 본능적으로 안다는 사람인데. 한제명의 위험한 순간에 그는 나타나지 않습니다. 그에게도 다른 위험한 일이 있었던걸까요? 혹은, 한제명이 위험하지 않았을까요.


국대표는 완전 미친놈이예요. 좀 이상하게 미쳐서 돈되는 일은 다하는데 악랄하기 이루 말할데가 없습니다. 한제명에게서 식대로 뜯어낸 삼개월치분의 월급은 장난 수준이었어요. 특재처에서 장난같은 내기로 뜯어낸 돈은 무려 몇십억에 육박합니다. 생긴건 여느 부잣집 도련님 못지 않은데 악착같이 돈을 버는 이유는 막대한 빚을 갚기 위해서랍니다. 빚때문인지 뭔지 하여튼 어지간히 뒤끝이 길어야 말이죠. 그에게는 어떤 작은 빌미도 잡혀서는 안됩니다. (그가 훔친 배터리때문에)부녀회에게 증언을 한다거나 (역시 그가 이상한 화학무기를 써서)티셔츠에 구토를 해놓는다거나 (또 역시 그가 이상한 무기를 써서)자동차에 오바이트 범벅을 해놓는다거나, 뭐 이런 일들을 국 대표에게 저질렀다면 그 사람은 한국을 뜨는게 낫습니다. 그래도 감이 기가막히게 좋은 이 남자에게서 완벽하게 도주할 수는 없어요. 단 한가지. 그의 복수에서 예외가 있는데 그건 더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국 대표가 애정을 가진 사람-혹은 짐승-은 그의 보복에서 자유롭습니다. 이 또한 쉬운 길은 아니죠. 그리고 악랄한 그의 애정을 받는 것보다 차라리 보복을 당하는게 나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



그래도 내 입으로 듣고 싶은 거잖아요.
당신이 내 첫사랑이에요.



***




"앞으로 사과하고 싶으면 해요."
"사과는 국 대표님 말씀처럼 제 마음 편하자고 하는 건데요."
"알아요. 그러니까 하고 싶으면 하라고요. 그때마다 난 나대로 지랄할 테니까."
"........"
"왜 웃어요?"
그야 당신이 너무 다정해서. 랍스터보다, 유치한 내 소설 속 대사보다 더 낭만적으로 들려서. 내가 미쳤나보다.




***





작가님이 공지하셨듯이 완벽한은 완전 개그물이에요. 저는  샴크님 개그와 엄청 잘 맞는 편이라 빵빵 터지면서 봤지만 힘드신 분들이 있을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게다가 정말 개그가 많습니다. 진지한 장면은 거의 없다고 보셔도 돼요. 심지어 주인공수가 처음으로 키스하는 장면도 웃깁니다. 사실 소재 자체는 무겁게 끌려면  얼마든지 그럴 수 있는 소재인데, 개그가 가미되어 그냥 아무 생각없이 웃으며 보기 쉽더라구요. 개인적으로 이런 글도 참  좋아합니다. 무엇보다 주인공수가 매력적이거든요. 사실 글의 전체적인 밸런스가 이 둘의 매력을 잘 못잡아준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전반적으로 너무 가볍기만 하다보니 각자가 갖고 있는-물론 국대표는 그런거 없습니다-진지한 부분이 잘 드러나지 않아 아쉽다고 할까요. 오히려 나대표의 속내가 진지하게 느껴질만큼 두 사람은 한없이 가볍습니다. 개인적으로 벙커의 마지막 장면이 이 소설의 하이라이트라고 봤는데, 이 부분 또한 잠깐 스치듯 흘러가버립니다. 나름대로 한제명이 트라우마에서 벗어나는 순간이 아닐까 싶어서 조금 아쉬웠어요.


한제명이 국대표에게 빠지는 순간순간은 잘 드러납니다. 중2병에 걸린 사춘기 꼬마도 안할 유치한 대사를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내뱉는 그에게 설레어 한다거나 소설속에 나오는 장미니 아기새니 작은발이니 같은 말도 안되는 드립을 현실에서 칠 때 두근두근 댄다거나 하여간 한제명의 취향도 범상치 않습니다. 그런데 국 대표가 한제명에게 빠지는 순간은 어떤가요. 어느순간 그는 한제명에게 무조건적으로 빠져있어요. 그가 사랑에 빠지게 되는 순간도 다루었으면 좋았을텐데. 국 대표에게 어쩌면 금사빠 기질이 있었을지도요. 샴크님의 다른 작품인 삼겹살에 나오는 파ㄹ..새 이후로 이딴 개드립이 있었나 싶을 만큼 닭살 돋는 커플입니다. 아무렇잖게 내뱉는 사람이나 들으면서 좋아 죽는 사람이나 끼리끼리 잘 만났지요.


엔딩 이야기를 안할 수가 없어요
. 샴크님 소설의 엔딩은 가끔 기가막히게 소름돋을 때가 있는데 완벽한 또한 그렇습니다. 백퍼센트 개그를 위해 넣으셨을거라 생각한 <사랑, 순수, 정열, 그 이름은 불타는 하얀 장미>에도 의미가 있(기는 있)어요. 참, 국 대표는 이름이 아닙니다. 포케이 대표라서 국 대표라고 불리고 있습니다. 본문에서 이름이 나오나고요? 국격긱인가 국각곡은 그의 이름이 아니라는 것 정도만 알려드릴게요.  




***



1. 남신 같은 외모.
2. 도박, 술, 마약 안하고 어떤 일이든 이겨내는 강철같은 정신과 신체.
3.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로 인정받는 능력자.
4. 날 너무나 좋아함. 평생 나만 바라봄. 다른 사람은 안 좋아하고 오직 나만 좋아함. 너무 좋아해서 날 덕질하는 사람.
(혹은 4' 다른 사람은 안 좋아하고 평생 나만 좋아하는 제정신 박힌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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