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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

장량, 킬더라이트 Kill the Light

wgmg 2018. 4. 29. 04:00

Kill the Light(2012)
★★★★
노아 레이칼튼 × 헤일리 러스크(메이슨 테일러)



메이슨 테일러는 험한 용병일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생사를 오가는 고비도 수십차례나 넘어왔는데 어째 그날은 영 기분이 희한해요. 결국 예감은 적중했고 그는 동료에게 오천만불에 배신당해 유명을 달리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가 죽던 그 시각, 메이슨은 헐리우드 최악의 비치(bitch), 헤일리 러스크의 몸으로 다시 깨어납니다.


헤일리가 얼마나 바닥까지 떨어진 저질스러운 인종이냐면 길가던 노아 레이칼튼-연예인도 아니지만 가장 사랑받는 남자인-을 붙잡고-심지어 본인만 게이로 커밍아웃한 상태에서-그거 한번만 하자며 매달리고, 그게 온 세상에 드러나 욕을 먹고, 그 뒤로 심장발작이 일어났는데도 그게 세간의 관심을 끌려는 수작이라는 오해를 받아 동정은커녕 욕이나 몇곱절로 더 먹는 것에서 어느정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그 몸으로 깨어난 메이슨이 얼마나 황당했을지도 짐작할 수 있겠지요. 메이슨은 덤덤한 성격 그대로 그냥 연기자 생활을 정리하고 작은 카페나 차려야겠다는 소박한 목표를 세웁니다. 그래도 당장의 수입은 필요하기에 바로 일을 그만둘 수는 없어요. 그래서 촬영장에 가기는 하는데, 어쩐지 자꾸, 현생이든 전생이든 그와 깊은 인연이 있는-노아 레이칼튼과 마주치게 되는 것입니다.


노아 레이칼튼은 모든것을 다 갖고 태어났습니다. 외모, 재력, 가문, 두뇌 등, 사람이 가질 수 있는 모든걸 가지고 있어요. 게다가 배우인 어머니의 영향으로 언론에 노출도 많이 되어 모든 사람이 그를 알고 있지요. 그런 그에겐 트라우마가 하나 있는데 어릴적 납치를 당해 작은 캐리어에 꼬박 하루가 넘도록 갇혀서 끌려다닌 기억입니다. 그때 그를 구해준 사람이 메이슨이었고, 그 뒤로 노아에게 메이슨은 삶을 지탱해주는 빛이자 신같은 존재로 각인됩니다. 그가 어느 정도로 노아에게 큰 존재냐면, 인생을 자포자기한 메이슨이 용병회사에 들어갈 때 혹시 아주 작게라도 미움 받을까봐 가지 말라는 말도 못했을 정도예요.


메이슨에겐 딱 두번 만난 기억으로 남아있는 노아지만 노아는 아주 오랫동안, 꾸준히 그를 살피고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그러니 메이슨이 사망선고를 받았을 때 그가 얼마나 힘들었을지, 메이슨의 흔적을 쫓아 가는 곳마다 마주치는 헤일리가 얼마나 거슬렸을지, 자꾸 메이슨을 떠올리게 하는 헤일리가 얼마나 눈에 밟힐지 예상하는건 어렵지 않아요. 그리고 메이슨 또한 부족한건 아무것도 없을듯한 사랑스럽고 아름다웠던 소년이 아직도 정신약을 먹고 권총을 베개 밑에 두고 자는 걸 알게되자 어쩐지 마음이 쓰입니다.



.


내 곁에 있기 싫으면 떠나도 좋아요. 이대로 평생, 다시는 못 만난다고 해도 견딜게요.
하지만 아니라고 하지 마요.
제발, 당신이 세상에 없다고는 하지 마요.


.



종종 삼대 연예계 소설이라고 하지요. 너무나 유명하지만-일단 적어보자면 장량님의 킬더라, 샴크님의 페이백, 보이시즌님의 필로우 토크가 그것입니다. 세 작품 모두 서로 다른 방향으로 매력적이고 재미있어요. 아무튼, 그 중에서 주인수가 가장 크게 성공하는 건 바로 이 작품-장량님의 킬더라 입니다. 저는 솔직히 좀 불만스러운게 수는 약간 구르는게 좋거든요. 적당한 성장기가 있으면 좋을텐데 메이슨에게는 그부분이 없어요. 아니 아무리 그래도 용병출신으로 험하게 구른 메이슨이 그 수많은 시선에 개의치않고 바로 맛깔나게 연기한다는게 말이 되나요. 그것도 병원에서 퇴원한 직후에. 안그래도 직업상 남들보다 훨씬 더 시선이나 기척에 예민했을텐데 말이에요. 상업영화 조연이 당장 아카데미에서 상을 받는다는 것도 개인적으로는 오그라들고... 메이슨의 설정을 살짝 얼기설기 엮으신건 아닌지. 사소한 불만이 좀 있어요.


이러나 저러나 결국 킬더라에서 주인공은 메이슨이 아닌 노아입니다. 메이슨이 헤일리로 되살아남으로써 그의 인생에서 딱 하나 가지지 못했던 걸 손에 쥐었죠. 게다가 미인공에, 연하에, 가끔은 메이슨 때문에 울기까지, 너무나 완벽한 것입니다. 그런데 제목이 Kill The Light니까 빛을 꺼버리라는, 즉 신을 죽이라는 뜻 아닌가요? 어쩐지 신-빛-이 죽었다는 내용과의 연관성이 살짝 빗나가는 느낌입니다만, 가볍게 읽기엔 재미있는 작품입니다. 사이드 트랙까지 즐겁게 읽었어요.



.


알아요? 이제 당신을 메이슨이라고 부르는건 나뿐이에요.
...세상에 나만이 당신이 여기에 있는걸 알아요.
이게 얼마나 달콤한 감각인지 당신은 생각도 못하겠죠.


.


내게, 어디까지 줄 건가요?
나는.....당신을 얼마나 가질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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